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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mes

Assassin Creed : Shadows

by ZRsugar 2025. 5. 29.

Platform : PS5

Metacritic score : 81

Playtime : 50 hrs

Clear date : 2025. 04. 07

My score : 80/100

# Intro

인생에 있어 가장 바쁜 시기였던 2010년대 초중반이 지나고, 2018년이 되던 해에는 조금의 여유가 생겼고 미뤄놨던 게임들을 하나 둘 꺼내보던 시기였다. 이 당시 우연히 접했던게 지금까지도 명작으로 꼽히는 어쌔신 크리드 오딧세이였고, '유비식 오픈월드' 를 처음 접해본 나로서는 뭔가 엄청나게 재밌는것 같으면서도 아닌것 같은 오묘한 느낌이 들게 하는 작품이었다. 하지만 어릴적부터 접해왔던 그리스 신화의 전설적인 인물들을 직접 만나고 체험하는 경험은 굉장히 신선했고 그렇게 '유비식 오픈월드'에도 천천히 스며들었다. 광활한 맵에 끊임없이 나타나는 물음표와 도대체 뭐가 메인 스토리인지 알수 없게 만드는 수많은 퀘스트들은 오로지 그리스 신화의 현장을 돌아다닐수 있다는 그 신선한 경험 하나로 버틸수 있었다. 하지만 도무지 알맹이가 없는 빈껍데기같은 퀘스트와 오픈월드의 상호작용은 지금 계속 강조하고 있는 '유비식 오픈월드' 라는 또하나의 암울한 비아냥을 듣게 되었고, 후속작인 발할라에 이르러서는 ㅡ애초에 우리에게 북유럽 신화는 그리스 신화만큼 익숙하지도 않기에ㅡ 평가가 땅으로 고꾸라졌고, 그렇게 전통의 유비 소프트는 회사의 존립 마저 심각하게 위협받는 상황에 놓이게 되었다. 그리고 또다른 어쌔신 크리드인 섀도우스가 발표되었고, 사상 처음으로 일본을 배경으로 하는 어쌔신 크리드라는 점에서 너무나도 신선한 시도와 게이머들의 기대를 받게 되었지만, '흑인 사무라이' 라는 말도 안되게 무리한 설정을 억지로 가져가며 이 기대작 마저 스스로 발로 차버리는 듯한 행보를 보여 출시도 전에 모든 게임 커뮤니티에서 악플세례를 받으며 출발하는 작품이 되고 말았다.

정말 재밌었지만 유비식 오픈월드의 한계 또한 명확했던 작품

 

# 흑인 사무라이, 야스케

제작사의 입장은 '일본 역사에 기록된 흑인 사무라이가 존재한다' 는 것이다. 서양인의 입장에서 동양 역사에 감정이입하기 위해서는 동서양을 이어줄수 있는 매개체가 필요했고, 제작사는 이 흑인 사무라이가 그런 매개체 역할을 한다는 것인데, 지금 봐도 참으로 억지스러운 설정이 아닐수 없다. 뭐 지나간 일이고, 이미 저질러버린? 일이니 만큼 이 설정에 대한 이야기는 그만두고, 그렇다면 과연 섀도우스에 등장한 이 흑인 사무라이 -야스케- 가 그 매개체 역할을 잘 하고 있는가? 하면 필자의 입장은 '아니다' 이다. 전국시대의 일본과 포르투갈의 교류 중 포르투갈의 노예에 불과했던 흑인 디오구가 오다 노부나가의 눈에 들어 '야스케'라는 이름의 사무라이가 된다고 하는데 이 설정부터가 너무나 억지스럽다. 아무 역할도 없었던 디오구가 눈빛 하나로 오다 노부나가의 눈에 드는것 부터 무리한 설정이고, 순식간에 노부나가의 수많은 명장들을 제치고 No. 1 사무라이가 되는데다가 특정 임무에서는 오히려 노부나가에게 대들기까지 하는데 노부나가는 그걸 또 순순히 받아준다. 과연 이게 자연스러운 설정일까? 무엇보다도 제작사의 그 억지스러운 설정을 위해 이렇게 개연성이 없는 등장인물을 넣었으니 게이머들 입장에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울수밖에 없다.

게다가 등장 이후의 행보도 물음표가 잇따른다. 주군이었던 오다 노부나가의 목을 베고 메인 주인공인 나오에와 합류하는 과정도 개연성은 밥 말아먹은 듯한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에 이후의 야스케 플레이에 도무지 몰입할수가 없었다. 발매 전 논란을 의식한 듯, 원래 배정되어 있었던 분량을 급하게 축소했기 때문일까. 그렇다면 도대체 왜 이렇게 완성도를 깎아먹으면서까지 흑인 사무라이를 고집해야만 했을까. 지금 생각해도 너무나 아쉽다.

스샷 하나만 봐도 너무나 억지스럽다...

 

# 매력적인 주인공, 나오에

반면 메인 주인공인 나오에는 역대 어쌔신 크리드의 주인공 중 가장 매력적인 캐릭터다. 플레이 스타일 자체가 어쌔신 크리드의 정체성에 너무나 잘 맞는, 암살에 특화된 플레이를 주로 하는데다가 여리여리한 동양인 소녀의 체형에 의도적으로 못생기게 만든 얼굴이 아닌, 예쁘장한 얼굴이 캐릭터의 매력을 잘 살린다. 예쁘고 안예쁘고를 떠나서 최근의 pc주의 논란이 있는 게임들의 등장인물들은 너무나 의도적으로 '예쁘지 않게 만든' 티가 나서 불쾌했는데 나오에는 다행히 그런거 없었다. 스토리 또한 홀아버지가 정체를 알수 없는 단체에게 암살당하며 자신도 죽을 뻔한 고비를 넘겼고, 아버지의 복수를 위해 여정을 떠나는, 특이할 것 없지만 그렇다고 억지스럽지 않는 스토리를 가지고 있어 몰입하기에도 좋았다. 카산드라, 에이보르도 나쁘지 않았지만 나오에에 비교하면 두 수는 접고 들어가야 될것 같은 느낌이다.

 
수수한 동양소녀의 매력을 아주 잘 살렸다

 

# 환상적인 그래픽

야스케 논란때문에 게임의 완성도가 가려지는것 같아 너무도 아쉬웠는데, 그래픽은 지금까지 해본 모든 게임중 가장 압도적인 비주얼을 자랑한다. 동아시아답게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사계절을 모두 담아내었는데 전국시대 일본 배경과 함께 너무나도 아름답게 표현하였다. 봄에 흩날리는 벚꽃, 여름에 시원하게 내리는 소나기, 가을의 단풍, 겨울의 설산 등과 함께 특히 듀얼센스의 햅틱 피드백을 잘 활용해 유저에게 실제 그 곳에 서있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그래픽은 너무나 훌륭했다. PS5 pro에서 품질 모드로 플레이했을때 대략적으로 40fps 전후로 나오는 듯 했고 급격한 프레임 드랍 또한 거의 느껴지지 않아 쾌적한 플레이가 가능했다.

 
 
충격적인 그래픽

 

# 유비식 오픈월드

하지만 유비 소프트의 오픈월드는 여전히 '빈수레가 요란' 했다. 맵에 있는 수많은 물음표는 도통 상호작용이라고는 없는, 에셋을 복붙해 만든 요새, 절, 사원 등이고 그마저도 의미없는 쪽지 찾기, 기도하기 말고는 할 일이 없다. 예를 들면 어떤 사원을 찾았는데 갑자기 잃어버린 조각을 n개 찾으라는 임무가 생기고, 유저는 갑자기 뭘 잃어버렸는지도 모르는 조각을 사원에서 열심히 찾는데, 다 찾고나면 스킬을 업그레이드 할수 있는 지식 조각을 주는 식이다. 그저 머리에 당근을 매달고 앞으로 가는 당나귀마냥 맥락없이 하라는데로만 계속 하고 있다. 그 수많은 일본의 고성들을 복원해놓은것까지는 좋았지만 성에서 할수 있는 일이라곤 그 성을 지키는 n명의 다이묘를 죽이고 보물상자를 여는 일 밖에 없다. 유저는 그저 성이 보이면 들어가서 대장을 죽이고 상자를 여는 이런 반복적인 행위 외에 ㅡ심지어 왜 죽여야 하는지 조차 모른다ㅡ 맵을 돌아다니면서 할게 없다. 드넓은 백사장에 수많은 조개껍데기가 있는데, 들춰보면 빈 껍데기에 불과한 마치 그런 모습이다. 이게 유비식 오픈 월드라고 비아냥받는 가장 큰 이유다. 오딧세이를 하면서도 느꼈지만, 8년이 지난 섀도우스에서도 기본적인 시스템은 전혀 바뀌지 않았다.

엄청나게 등장하는 물음표와 퀘스트들. 하지만 빈껍데기. -출처 : 게임메카-

 

# 산으로 가는 스토리

이런 유비식 오픈월드의 또다른 문제점은, 도통 메인스토리에 집중할수 없게 만든다는 점이다. 락스타나 CDPR 등 소위 오픈월드의 장인 들의 작품은 힘 있는 메인 스토리를 잘 짜여진 서브 스토리들이 밑에서 받쳐주는 구조로 되어 있는데, 유비소프트의 오픈월드는 메인 스토리의 짜임새도 부실한 데다가 서브스토리들이 마치 메인 스토리의 가면을 쓰고 여기저기서 두더지 잡기 기계마냥 머리를 들이밀어 도무지 메인 스토리가 뭔지 모르게 만들고, 이는 게임의 몰입도를 심각하게 저해시킨다. 실제로 방금 전까지 플레이했음에도 내가 이 게임의 엔딩을 봤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고, 설사 '아 그게 엔딩이었구나' 라고 깨달은 뒤에도 이 게임의 메인 스토리의 플로우가 어땠는지 전혀 기억나지 않을 정도다. 초반에야 게임의 흥미를 높이기 위해 조금은 힘을 뺀 듯한 서브스토리가 여러개 나와도 큰 상관은 없지만, 중후반부로 갈수록 메인 스토리가 고조되면서 몰입할수 있어야 하는데, 이 게임은 90%가 끝난 상황에서도 또다른 서브 스토리가 시작되고 수많은 퀘스트들이 맵에 생긴다. 심지어 플롯이 잘 짜여진 미션들도 아니어서 이게 메인스토리인지 서브스토리인지 조차 알기 어렵다. 이쯤되면 유비 소프트는 그냥 이런게 원래 오픈월드다 하면서 개선의 의지가 아예 없는게 아닐까?

 
역사적 인물들이 등장하긴 한다..

 

# 애매한 전투와 파밍

전투 또한 이전 작들과 비교해서 크게 달라진점이 없다. 최근의 트렌드를 반영하여 패링과 회피를 이용해 전투의 다양성을 유도하였지만, 일반 몹, 보스 몹 할거없이 복붙한 모션과 기믹은 전투를 몰입해야 할 이유를 찾기 어렵게 만든다. 막말로 대충 회피하면서 약공만 연타하면 크게 무리없이 클리어 가능한 정도다. (노말 난이도 기준) 전투가 이렇게 단조로우니 무기 두 세트와 머리, 갑옷, 장신구로 이루어지는 파밍 또한 크게 와닿지 않는다. 그저 레벨에 맞춰 업글이나 상자에서 나오는 거 아무거나 끼고 다녀도 된다. 실제로 필자는 레벨 40일때도 레벨 33짜리 단도를 계속 차고 다녔지만 전혀 약하다는 느낌이 들지 않을 정도였다. 물론 장비의 외형이 예쁜게 나오면 좋긴 하지만 그뿐이다.

 
 
암살 플레이는 굉장히 재밌긴 하다.

 

# 그래도 재밌긴 하다.

총 플레이 타임이 50시간 정도 되었는데, 50시간을 끌고 갈수 있다는것 자체가 분명 '재미있는' 게임임에는 틀림없다는 반증이긴 하다. 압도적인 그래픽과 매력적인 주인공 ㅡ나오에만ㅡ 만 있으면 어떻게든 된다는걸까? 초심자를 배려한 여러가지 시스템 또한 제작사가 개발을 허투루 하지 않았다는게 느껴졌다. 전반적으로 웰메이드 게임임에는 분명하지만 그렇기에 제작사의 오픈월드에 대한 해석이 너무나 아쉬운 작품이다. 제발 다음 어쌔신 크리드는 차라리 오픈월드가 아니었으면 좋겠다.

 
 
전국시대 일본의 모습을 이렇게 잘 담아낸 작품이 또 있을까?

 

후속작을 암시하는 떡밥도 있다

 

제발 다음엔 오픈월드 하지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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